for what?

2011. 4. 10. 00:25




 원기날씨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건 작년 7월이고 완성은 8월 말 쯤 이였습니다. 그 후로 약 한달간을 개인적으로 테스트 해보다가 공모전 만료와 함께 제출했고,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던 11월 1일 저녁에 어플을 마켓에 공개했지요. 지금도 많은건 아니지만 당시엔 기상청의 데이터를 활용한 날씨 어플이 전무했기 때문에 처음 올렸던것 치고는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순수하게 어플의 완성도에 욕심이 생겨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였고 처음 목표하던 25만 다운로드를 넘긴 뒤 마켓 추천 어플리케이션에 선정되면서 다운로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정확히 575,720 다운로드에 실 설치율 65%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섯달동안 57만 다운로드면 하루평균 약 3,800명씩 꾸준히 다운받았다는 거네요.

 사실 어플을 처음 만들 때 까지만해도 이정도 다운로드 수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과연 공모전 기간안에 완성이나 다 할 수 있을까 정도였지요. 개발당시 문제가 안풀릴땐 스트레스 받기도 했지만 하다보니 재밌고 무엇보다 하나씩 하나씩 완성되는 성취감이 크더군요. 마켓 공개 이후 위젯의 근본적인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처음 부터 다 뜯어고칠 땐 AppWidget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적다는걸 느끼며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에.. 개발 스트레스는 이때가 최고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의 삽질이 지금은 모두 뼈가되고 살이 됬지요.

 전 원래 어플을 만들기 전에 기상청 홈페이지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평소에 '이걸 좀 더 간단하게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만 하다가 때마침 공모전을 알게됬고 졸업작품과 겸사겸사해서 시작하게 된거지요.

 혼자 만들어서 쓸 때와 마켓에 올리고 나서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문제점은 고려해야할 기기의 종류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 이였습니다. 내 핸드폰에서만 잘 돌아가면 그만이였는데 마켓에선 내 핸드폰은 물론이거니와 만저본적도 없는 폰에서도 잘 돌아가야만 좋은 어플이 될 수 있었지요. 그나마 주변 지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폰이면 에러로그는 못 보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해야 에러가 뜨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아닌 폰은.. 참 난감했지요.

 처음 개발할 때는 에뮬레이터로 했기때문에 480*800의 해상도에 최적화 했는데 실제 테스트를 위해서 모토로이를 사고보니 기기가 480*854 해상도라서 약간 의도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때문에 이부분도 수정을 했었지요. 지금은 모토글램을 개발 기기로 씁니다. 개발 기기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뤄보건데 레퍼런스인 넥원, 넥S 보다도 우리나라를 타겟으로 하는 어플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기가 좋은것 같습니다. 그게 곳 표준이니까요.

 사용자 입장에선 비싼돈 주고 산 스마트폰인데 남들 다 쓰는 어플 본인 폰에서만 안돌아가면 억울할 것 같긴 합니다. 충분히 동감하구요. 하지만 그걸 저에게 항의하시는 분께는.. 딱히 정답으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른폰에선 잘 되는데 특정 폰만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테스트 할 수 있는 기기가 없는 상태에서는 답이 없습니다. 정말로 도저히 불편해서 못살겠다!! 되게해달라!! 라고 하시는 분은.. 제게 사용하고 계시는 폰과 똑같은 종류의 폰을 구해주시면 됩니다. ^_^

 마켓 설명의 노트북 이야기.. 사실 전 개발에 노트북을 쓰진 않습니다. 이전에 넷북을 잠시 들고다닌 적이 있는데 일단 성능이 너무 후지고 1.06kg 이였음에도 꽤나 무겁게 느껴졌으며 비좁은 화면과 키보드로는 도저히 못해먹겠더군요. 몇달간 사용 후 중고로 처분하고 이때의 경험으로 다음에 또 사게되면 절대 넷북이 아닌 노트북이여야 하고 가벼워야겠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근데 올 초부터 잠깐씩 노트북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서 이걸 사 말어 고민을 했었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 원기날씨가 유료였다면 지금 같은 다운수는 물론 없었을 테지만.. 개당 1천원에 70%라고 따져보니 약 4억이고 그게 아니라 광고만 붙이더라도 지금같은 다운 수 라면 월 기백만원은 나올법 하더군요. 이렇게 계산하고 보니 노트북을 사 말어 하며 고민하고 있는게 참 초라해 보이더랍니다.

 아주 심각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잠시 광고를 붙여 말어 라며 고민했고 흔들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근데..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지만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어플이라면 기능 만큼이나 예쁜것도 중요하지요. 광고를 붙이면 지금보다 덜 예뻐질 것 같기도 하고, 처음 어플을 올릴 때 그 마음을 배신하는것 같아 그만 두었습니다. 허나 제 마음속 장바구니의 노트북들은 아직도 아른거리기만 합니다. ㅠㅠ...

 유료가 아니라 광고라도 붙였다면 어플 에러로 인한 사용자분들의 분노의 항의를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 더 겸허히 받아드릴 수 있지도 않았을 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누차 말씀드리던거라 이제는 말하기가 좀 민망해진 정도지만.. 요근래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말을 포함해서 시간여유가 매우많이 부족합니다. 하루라도 늦잠 좀 푹 자봤으면 하는게 작은 소망일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얼마전 기상청에서 불시에 일부 도시코드를 바꾸어버렸고, 해당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아무 대답도 얻지 못했습니다. 졸린눈 비비며 직접 전국 약 3400개 쯤 되는 도시코드를 얼추 훑어가며 변경된 지역을 찾고 사용자분들이 보내주신 지역을 확인해가며 코드를 수정했지요. 추후 있을 또다른 코드 변경에 대비해 구조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놨습니다.

 DB 구조 변경으로 인한 부작용을 어느정도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운수가 많아져서인지 후폭풍이 메이져급이더군요. --;; 첫날은 가히 하루종일 핸드폰이 울리며 메일을 날라다왔습니다. DHD는 특별한 경우였다 치더라도 그 외의 폰은 대처방법을 마켓에 수록해 두었음에도 똑같은 내용의 메일을 백수십여통을 받으니 삐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개중엔 진심의 분노를 담아 #!~$%^&*+| 를 남발하는 분도 계셨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내 핸드폰 물어내라!' 혹은 블로그에 도배를 감행해 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나의 본업도 죽갔는데 부업이 이리 피곤하게 하니 내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걸 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켓에 구구절절 분노의 개발자 넋두리를 늘어놓으며 후폭풍이 이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이 질문은 아직도 제 머릿속을 떠돌아 다니게 되더군요. 나의 애정과 열정이 흘러넘친것인가, 이제는 원기날씨를 아주 가끔씩만 건들여 주어야 하는것인가, 차라리 잠시 마켓에서 내릴까 등등 여러 생각을 해봤지만.. 어플은 아직 마켓에 있습니다. ;)


 원기날씨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며 항상 유용히 사용해주시고 계시는 여러분..!

 개발자인 저는 만능이 아닌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소시민 중 한명입니다. 무수히 많은 테스트용 스마트폰과 슈퍼 컴퓨터에서 개발하는게 아닌 어쩌다 좀 싸게 나온 모토글램 붙잡고 산지 2년 넘은 데스크탑에서 키보드 두들기며 코딩하고, 노트북을 사 말어 하는 고민으로 그 가격에 벌벌떠는 아주 평범한 사람 중 한명입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쓰게되는 어플을 만들었고 그로인해 감사의 인사와 칭찬 혹은 원망과 질타를 받으며 딜레마에 빠지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지금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어플은 완벽하지 않을 수 있고 조금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래도 원기날씨가 편하고 좋아서 쓰고 계시다면 부디 넓은 아량으로 봐주십사 합니다. 그러다보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우리나라 궁국의 날씨 어플로 발전해 나가겠지요.. :) 짧지 않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